젠슨 황은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가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중심으로 컴퓨팅의 패러다임을 바꾼 엔비디아(NVIDIA)의 공동창업자이자 지속적인 CEO다.
이 글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교육, 엔비디아 창업과 GPU 혁신, AI 시대의 리더십까지의 여정을 정리한다.
AI혁명: GPU에서 생성형 AI까지의 기술적 여정
젠슨 황의 가장 큰 업적은 GPU를 '게임 그래픽용 하드웨어'에서 범용 병렬 처리 플랫폼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1993년 엔비디아를 설립한 이후 젠슨은 GPU 성능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그래픽 성능 경쟁을 주도했다.
1999년 GeForce 브랜드 출시는 소비자 그래픽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위상을 확립했고, 이후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같은 프로그래밍 플랫폼을 통해 연구자와 개발자가 GPU를 계산 가속에 활용하도록 길을 열었다.
특히 2010년대 초반부터 딥러닝 연구에서 GPU 병렬처리 능력은 결정적이었다.
2012년 AlexNet 같은 딥러닝 모델이 대규모 이미지 분류 문제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자 GPU는 AI 연산의 표준 하드웨어가 되었다. 젠슨은 이 흐름을 일찍 직관했고, 데이터센터용 가속기, 소프트웨어 툴체인, 개발자 생태계 확장에 투자를 집중했다. 엔비디아는 단순한 칩 설계사를 넘어 AI 인프라 전반(하드웨어·소프트웨어·툴·생태계)을 제공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대 중후반까지 이어진 생성형 AI 붐은 대규모 연산자원을 필요로 했고, 엔비디아의 GPU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스택은 이 수요를 충족시켰다. 젠슨의 비전은 하드웨어 설계와 함께 개발자 친화적 플랫폼을 만들고, 파트너십(클라우드 사업자·연구소·기업)을 통해 AI 워크로드를 전세계 데이터센터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는 GPU의 성능 향상(메모리 대역폭·텐서 연산 가속 등), 소프트웨어(쿠다·라이브러리), 그리고 AI 전용 솔루션(NVIDIA DGX·AI 스택)으로 시장을 공고히 했고, 젠슨은 이를 통해 "AI 인프라의 표준"이라는 위치를 확보했다.
천재: 어린 시절, 교육, 문제 해결 방식
젠슨 황은 1963년대 초 대만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이민을 통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에서의 성장과 교육은 그의 기술적 기초를 다졌다. 오리건 주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이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반도체·컴퓨터 아키텍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았다.
학창 시절부터 그는 문제를 단순화하고 본질을 파고드는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할 때 '핵심 병목'을 찾아내고 거기서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젠슨의 동료들과 직원들은 그를 '직관력 있는 엔지니어'이자 '제품 중심의 리더'로 묘사한다.
기술적 디테일에 집착하면서도 시장과 사용자의 요구를 빠르게 연결하는 능력이 그의 강점이다. 또한 그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답게 기술적 신뢰성을 중시했고, 제품과 아키텍처 설계에서 타협을 최소화했다.
젠슨의 '천재성'은 단순히 개인의 계산 능력이나 발명에서 나오기보다, 기술을 상업적 성공으로 연결하는 통찰, 그리고 이를 조직 차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설계와 사람 관리 능력에서 발현됐다. 그는 기술적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고, 엔지니어가 그 비전을 실현하도록 권한과 자원을 집중시키는 스타일을 유지해왔다.
CEO: 전략, 인수·합병, 리더십과 논란
CEO로서 젠슨 황은 제품 중심 경영과 장기 투자에 무게를 둔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엔비디아는 게임용 GPU 시장에서 시작해 프로페셔널 그래픽, 데이터센터 가속, 자동차·엣지 컴퓨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전략적 인수·합병도 CEO로서의 주요 무기였다. 예컨대 인터커넥트 분야의 Mellanox 인수(2020년)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해 대규모 병렬처리에 필요한 인프라를 보완했다. 반면에 소프트뱅크·ARM 인수 시도와 관련한 대규모 거래 추진은 규제와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된 사례도 있었다(이 거래는 2022년경에 취소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음).
젠슨의 리더십은 강력한 비전 제시와 빠른 실행, 엔지니어 중심 문화 조성으로 요약할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독단적 의사결정이나 조직 내 긴장과 같은 논란도 존재했다. 또한 엔비디아의 빠른 성장과 시장 지배력 확대는 경쟁 규제와 기술·안보 논의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재무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급증하면서 회사의 가치와 주가가 크게 상승했고, 젠슨 본인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호가 되었다. 그는 공적 발언을 통해 AI의 잠재력과 책임을 동시에 강조했으며, 인재 확보와 생태계 확장을 위해 교육·연구 지원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젠슨 황은 단순한 기업가를 넘어 GPU를 통해 현대 AI 인프라를 설계한 기술적 리더다. 어린 시절의 학습, 엔비디아 창업과 지속적 혁신, 데이터센터·생태계 확대 전략은 그를 AI 시대의 핵심 인물로 만들었다. 그의 이야기에서 배우는 것은 ‘기술 중심의 비전’과 ‘실행 집중의 리더십’이다.